• Yechan Kwak

Main Street v Wall Street

Updated: May 12

안녕 엽,


오랜만이군. 한동안 주간지보다 일간지를 선호해서 WSJ랑 시카고 지역신문 Chicago Tribune만 구독했었는데, 아무래도 주간지의 취재의 깊이가 일간지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이코노미스트 구독을 시작했어.


마침 내가 궁금해하던 주제에 관해 기사가 나와서 너와 나누려고.


“A Dangerous Gap: The Market v The Real Economy”


회사를 운영하는 나도 그렇고 분명 내 주변 사람들과 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고 그 여진은아직도 계속되는데, 왜 주식시장은 저렇게 빨리 회복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증시는 가파르게 상승해서 V자 반등을 보였잖아. 왜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 이런 간극이 생겼을까?

The Federal Reserve


3월을 기점으로 해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돈을 시장에 풀기 시작했어.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훨씬 더 많은 액수를 훨씬 더 짧은 기간에 풀었어. 그 방법은 다음과 같아.


1. Open Market Operation


연준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서 US Treasury Bond (국채)를 사들이는 것을 Open Market Operation (OMO)라고 해. 이번에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국채를 사들였고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 이번 연준의 대응 중에 돋보이는 것은 국채뿐 아니라 회사채[1]도 매우 많이 매입했다는 것이야. 심지어 Junk Bond도 (하위 신용 등급 부실 채권) 적극적으로 샀어. 기사에 나와 있듯이 심지어 당분간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 보이는 크루즈 여행 기업마저도 회사채를 (물론 비싸게) 발행할 수 있었어.


2. 기준금리 인하


사실상 기준금리를 0%[2]에 가깝게 책정했어. 이는 당연히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겠지. “저금리로 빌려서 투자하고 고용하고 돈을 많이 쓰게나!” 하는 거야.

마케도니아 동전 (필립2세) Berlin Altes Museum

돈을 투자할 곳이 없다


통화량이 늘어나고 돈이 싸졌는데 문제는 투자할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미국 국채는 거의 0%고 유럽과 일본의 국채는 마이너스야. 오래 들고 있으면 손실이 보장돼(!). 어쩔 수 없이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 펀드매니저들도 수익을 내야 하니 돈을 어디든 넣어야 하는데 그나마 괜찮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주식시장이지. 돈이 한곳으로 몰리니 주식가격은 올라가고.


심지어 주식시장 안에서도 미국 S&P 500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몇 개 회사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 (Alphabet, Amazon, Apple, Facebook, Microsoft). 이 회사들은 코로나를 상대적으로 잘 버틴 테크 기업들이지. 이 기업들 덕분에 미국 증시가 유럽에 비해 더 잘 나가고 있기도 해. 유럽 증시의 대장주들은 테크 회사보다는 금융, 자동차, 에너지 등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회사들이니...


중요한 점은 기업의 fundamental이나 실적과 상관없이 시장의 상황에 의해 주가가 올라갔다는 것이야. 물론 코로나 공포로 인해 급락한 주가가 조정된 부분도 있겠지만 분명 이 회사들의 실적이나 실물경제의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주가흐름인 것은 자명해.


흐름이 언제까지 갈까?


이코노미스트지는 현재의 상승세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소들로 다음 세가지를 꼽아:


1. 여진 (Aftershock, 무용수 말고)


아직 코로나가 잡힌 것도 아니고 두번째 감염 대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불확실성이 너무 크대. 어느정도 동의하는 것 같아. 우리는 지금 만나보지 못한 병을 싸우고 있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기업들은 분명 좋지 않은 실물경제 속에서 마진을 보호하려고 비용절감을 추구할 것이고, 한 기업의 비용절감은 다른 기업의 수주하락이니 결국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소비와 투자가 저하되고 경제는 차갑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해.


미국 와이오밍 주- 아 빨리 코로나 사태 끝나고 여행가고 싶다...

2. 분식회계


경기가 좋고 실적이 좋을 때 감출 수 있던 분식회계나 장부조작들은 경제위기 때 밝혀지곤 해. 아무리 연준에서 돈을 풀어도 분식회계로 겨우 살아남고 있던 좀비 부실기업들은 경제위기를 맞아 유동성이 없어지면 결국 망하게 되어있어. 내가 예전에 미국 주식시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유가 상대적으로 투명한 공시와 회계기준이라고 했지? 이 믿음이 흔들린다면 투자자들은 패닉할 거야. 이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대부분 하나 쯤은 좀비 기업이 숨어있어…


3. 민중들의 반발


결국 연준이 공적자금으로 월가를 지원한 셈인데, 민중들은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월가를 지원함으로서 금융기관들을 살리고 경제 회복을 꾀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목격했듯이 2008년부터 진행된 양적완화의 대표적인 결과는 소득불평등이야. 다시 주식시장이 뜨거워진다고 해도 거시적인 경제의 관점이 아니라 개인 소득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누가 이득일까? 실물경제의 위기 속에 주가가 오른다고 한들 노동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볼만큼 여유자금이 있을까?


이미 자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저평가된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하고 연준의 부스트를 얻어서 많은 금융 소득을 얻겠지만, 노동으로 번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까 거론한 비용절감의 (이라고 쓰고 해고라고 읽는다)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거야. 이 노동자들이 과연 공적자금으로 월가를 지원하는 것을 곱게 볼까? 분명 반발이 있을 것이고 반기업 정서가 형성될 거야. 만약 선거에서 이 정서를 탄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대변하는 정책, 다시 말해 기업에게 지원되는 공적자금을 줄이고 사회적 책임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겠지. 만약 법인세 인상 같은 조치가 있다면 기업의 순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주가에 영향이 있을 거야.


결론?


이코노미스트지는 마치면서, 조금 허무하지만,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불확실한 요소들이 주식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해. 연준이 그나마 과감하게 나서서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있지만 어떻게 상황이 급변할지는 모르지. 확실한 것은 나 오늘 아침을 안 먹어서 너무 배고프다.

[1] 보통 큰 규모의 우량 기업들은 사업운영을 위해 자금을 빌릴 때 은행에 가지 않고 (은행은 요구사항들이 많아, 맞춰줘야하는 비율 등) 시장에 회사채를 발행해서 최대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리려고 해. [2] 기준금리를 요즘은 구간으로 발표해서 현재는 (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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